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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통권 66AMNESTY MAGAZINE 코로나 19인권 2020 언론상 더 이상의 죽음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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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AMNESTY MAGAZINE · 2020. 7. 9. · magazine 국제앰네스티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위협으로부 터 모든 사람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세계

2020 통권 66호

AMNESTY MAGAZINE

코로나19와인권

2020언론상

더 이상의죽음은 없기를

Page 2: AMNESTY MAGAZINE · 2020. 7. 9. · magazine 국제앰네스티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위협으로부 터 모든 사람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세계

HUMAN RIGHTS KEY DATE

5일

6월

세계 환경의 날

12일

6월

세계 아동노동반대의 날

9일

8월

CONTENTS1 편집을 마치며

2 국제인권뉴스

4 코로나19와 인권

8 2020 언론상

12 더 이상의 죽음은 없기를

14 북한 사람들은 코로나19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Cover Image © pixabay

통권 제66호발행일 2020년 7월 1일발행인 신민정발행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56 운현하늘빌딩 8층

편집인 이문희편집장 이고운기획·편집 박성령 집필 국제앰네스티번역 이은영

후원문의 02 - 730 - 4755웹사이트 amnesty.or.kr페이스북 AmnestyKorea트위터 AmnestyKorea인스타그램 AmnestyKorea디자인 디자인생선가게

AMNESTY MAGAZINE

국제앰네스티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위협으로부터 모든 사람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세계 최대 인권단체입니다.국제앰네스티는 모든 사람이 ‘세계인권선언’과 국제인권기준에 명시된 인권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700만 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특별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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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6월

세계 난민의 날

26일

6월

세계 고문희생자지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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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선주민의 날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

19일

8월

세계 인도주의의 날

30일

8월

세계 강제실종희생자의 날

이 제작물은 친환경 재생용지에콩기름 잉크로 인쇄되었습니다.

EDITORIAL

가장 취약한 곳에 있는 사람들 먼저

재난은 계층, 젠더, 인종 등에 따라 차별적이고 불공평하게 드러납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격리 조치 이후 헝가리에서는 가정 폭력이 2배가 증가했고, 지난 6월 1일을 기점으로 확진자 수 50만 명을 넘어선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망자 3명 중 1명은 유색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리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교도소에 구금되어 있는 전 세계 양심수와 수감자들, 수용 인원을 초과한 채 격리된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노인, 어린이, 산모, 장애인 등. 소외된 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무방비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전 세계 정부와 시민 모두 바이러스로부터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의 최일선에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두어야 합니다. 재난 속에서 가장 먼저 스러지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차별 없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우리 모두가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듭니다. 그럼에도 나보다 더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손을 내밀고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회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있어서 우리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팬데믹 이후 ‘모든 사람의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습니다. 코로나19 위기가 우리에게 준 교훈,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가치를 기억하고 서로의 곁을 끝까지 지켜주었으면 합니다.

함께 할 때 우리는 더 강력해집니다.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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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홍콩

팔레스타인

한국

아르헨티나

GOOD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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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백남기 농민 향한 직사살수 위헌 결정지난 4월 23일, 헌법재판소는 故 백남기 농민을 향한 경찰의 직사 살수 행위를 위헌으로 결정했다. 이는 경찰의 직사 살수가 생명권과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것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경찰은 물리력을 사용해 시위를 제재하거나 진압하는 것이 아닌 평화 시위의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2020년 3월~6월에 보도된 뉴스 중 일부

미국 트럼프 대통령, WHO 지원 중단 결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검토가 있을 때까지 해당 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예고했다. 미국은 국제 공중보건 보호를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온 만큼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사람들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이번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

중국 국가보안법 제정, 홍콩 인권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

중국 정부가 홍콩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국가보안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국가 보안’의 정의를 무한정으로 확대해 반정부 활동으로 간주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중국이 사법권을 행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시도는 홍콩 법치주의의 존치에 사실상의 위협을 가하는 것이다.

유엔 이스라엘 불법정착촌에서 사업을 하는 100개 기업 목록 공개유엔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불법 정착촌에서 사업을 하는 100개 이상의 기업 목록을 공개했다. 군사 점령 세력이 점령지역에 정착촌을 건설하고 민간인 거주를 허용한 것은 국제법상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에어비앤비, 트립어드바이저, 익스피디아 등 다수의 업체가 불법정착촌으로 관광객을 유도하면서 정착촌을 유지, 확장하는 데 기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살레 히가지 국제앰네스티 중동 부국장은 “전쟁범죄에 연루된 곳을 관광 명소로 홍보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에 가해지는 인권침해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2019 Write For Rights

매년 12월, 우리는 전 세계의 지지자들과 함께 인권을 침해 당한 사람을 위해 수백만 장의 편지를 쓴다. 지난해 우리는 유스 인권옹호자를 위해 편지를 썼고 무려 600만 통이 넘는 편지가 모였다. 우리의 편지로 기업의 수은 방류와 정부의 침묵으로 고통받은 캐나다의 그래시 내로우스 선주민에 대한 캐나다 정부로부터 ‘1,950만 달러 규모의 치료시설을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

아르헨티나 인공임신중절 합법화 추진새로 취임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인공임신중절(낙태) 합법화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낙태와 관련된 논쟁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공중 보건 문제”라고 덧붙였다. 수만 명의 아르헨티나 여성들이 거리에 나와 합법적인 인공임신중절을 위한 목소리를 낸 결과 인공임신중절은 아르헨티나의 국가적인 의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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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Amnesty International© Amnesty International© Amnistía Internacional Argentina

AMNESTY AROUND THE WORLD

국제인권뉴스

웹사이트에서 세계 곳곳의인권 상황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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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힘겨워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의료진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불철주야로 노력하고 있다. 시민들 역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 많은 노력의 중심에 언제나 ‘인권’이 있어야 한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코로나19 대응 조치들을 둘러보면, 확진자, 확진 의심자, 접촉자, 소외 계층, 취약 계층 등의 인권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누군가는 말한다. ‘우선 공중보건위기를 끝내고 얘기하자. 지금 상황에서 인권은 사치다.’라고. 하지만 국제인권기준에 따라 모든 사람은 건강권을 존중받아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모든 과정에서 인권은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인권이 ‘사치’가 되는 순간 누구도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인권을 보호받을 수 없다.

INSIGHT

코로나19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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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안전하지 않은 한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로힝야 난민을 태운 어선들이 동남아시아 해역을 표류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유입을 우려로 각국에서 입항을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방글라데시 정부는 난민을 태운 선박을 쫓아냈고 인근 국가인 태국 역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발 디딜 곳조차 없는 이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그리스의 난민 캠프의 생활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지난 3월을 기준으로 캠프에는 약 37,000명이 거주 중인데 6,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이미 초과했다. 코로나19로 난민 캠프에 발이 묶인 사람들에게 ‘거리두기’는 이상적인 말일뿐 낡은 텐트와 난방이 되지 않는 컨테이너 사용조차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수 자체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바이러스로부터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코로나19가 최근에 남미를 강타했다. 그중에서도 브라질은 6월 29일을 기준으로 확진자가 13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역시 5만여 명에 이른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를 보유하게 되었으며 상승폭도 가파른 상황이다. 이 가운데, 브라질 내에서 소외계층은 코로나19에 더 큰 피해를 입고 있음이 드러났다. 상파울루 시당국 자료에 따르면 흑인은 백인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위험이 62% 높다. 또한, 빈민가에서의 사망자도 늘고 있는데 여기에는 여성과 소녀, 선주민, LGBTI, 노숙자, 쉼터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 비공식 부문 노동자 및 자영업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19가 인권을 포기하는 구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절감했다. 누군가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을 때 우리의 인권도 지킬 수 없다. 모두가 안전하지 않다면 누구도 안전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브라질 정부는 모두를 위한 코로나19 대책을 수립하라’ 온라인액션에 참여해주세요!

TAKE ACTION

대응과정에서 보장해야 할 인권

건강권누구나 자신의 생명, 건강을 지킬 권리가 있다. 거의 모든 국가는 건강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이 담긴 국제인권 조약을 비준한 상태다. 때문에 국가는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예방, 치료 조치를 취해야 한다. 건강권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모두 아우른다. 따라서 각국은 코로나19 전염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우울증을 위한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보장해줘야 한다. 코로나19에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그 피해가 더 크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돌아보면, 여성과 소녀, 아동 등이 더 큰 피해를 입어왔다. 빈곤층의 경우 마스크, 소독제 구매 등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예방 조치에 대한 접근성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보 접근권한편 보건의료 관련 정보 접근 또한 필요한 요소 중 하나다. 코로나19가 건강에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이에 대해서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질병에 감염되었을 때 어떠한 예방법, 관리법이 있는지, 향후 어떠한 조치를 더 할 것인지 등을 제대로 고지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 정보 접근성은 이러한 신뢰를 얻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며 이를 위해 정부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최대한 독려하고 지방 정부와 원활히 협업해야 한다.

노동권코로나19의 여파는 건강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삶과 일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는 ‘일하는 삶’도 포함된다. 공중 보건을 위한 조치는 사람들의 일할 권리와 근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비정규직, 불안정한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 저소득층, 비공식 부문 노동자 등은 사회보장제도의 사각지대에 있어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직장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유급 병가, 의료 서비스, 육아 휴직 등 사회보장 조치를 시행하고 모두가 이 혜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낙인과 차별 방지코로나19 때문에 특정 국가나 특정 집단으로 인식되는 사람들을 향한 차별과 낙인이 부각되고 있다. 예컨대 코로나19가 발생한 초기에 아시아계 사람들이 괴롭힘, 인종 차별을 당한 것이나 국내에서 발생한 이태원 집단 감염에 대한 언론의 고의적 낙인찍기가 그렇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는 국제법에 따라 보장되는, 모든 인권 행사에 적용되는 원칙이며 공통의 의무다. 정부는 전염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인권을 제약하지 않도록 하고 낙인, 차별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낙인과 차별은 전염병 확산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질병에 걸린 것이 하나의 낙인이 되는 순간 사람들은 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숨기게 되고 신속하게 치료받지 못하게 된다. 각국은 차별과 낙인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선별적인 조치를 신중하게 시행해야 한다. 공공 및 민간 주체의 행위를 규율하고 모든 개인을 부당대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전략, 정책 및 행동계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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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인권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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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우리는 스물두 번째 언론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지난해에 비해 권력 기관으로 인한 인권 침해 사례나 고발 기사는 줄어든 반면 노동, 난민, 여성인권, 성 평등, LGBTI, 청년, 실업 등 사회 이슈를 다룬 출품작이 늘었다. 이러한 경향으로 이번 수상작들에서 다뤄진 이슈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했다. 본상은 ▲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 서울신문 ‘10대 노동 리포트: 나는 티슈 노동자입니다.’ ▲ 시사IN ‘대림동에서 보낸 서른 번의 밤’ ▲ 한겨레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 착취 기획 보도’ ▲ KBS <거리의 만찬> 오버 더 레인보우(성소수자 부모모임) 편’ ▲ SBS ‘체육계 성폭력 연속 보도’ 에 돌아갔다. 특별상은 일본군 성 노예제 피해자와 생존자의 정의 회복을 위해 전시 여성폭력의 실상을 고발하는 데 평생을 헌신한 ▲ 故 김복동 평화 인권운동가, 그리고 텔레그램 내 집단 성 착취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함으로써 여성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 착취의 본질을 일깨운 ▲ 대학생 취재단 ‘추적단불꽃’에 각각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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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언론상 1997년부터 20여년간 인권침해실태를 알리고 인권보호 및 증진에 기여한 국내의 언론(인)을 선정해 그 공적을 기리고 언론의 책무를 강조하기 위해 매년 언론상을 수여하고 있다.

BEHIND THE SCENE

크게 얘기할 수 없는 이들의목소리를 전하는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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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단불꽃’은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언론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텔레그램 내 집단 성 착취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한 이들은 언론인을 지망하

는 두 명의 대학생이었다. 지난 4월 말, 한국지부는 서울의 한 스튜디오에서 ‘추적단불꽃’을 만나 상패를 건네며 이어진 인터뷰에서 ‘n번방’을

처음 세상에 폭로하기까지의 과정과 이들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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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BEHIND THE SCENE

1. 어떻게 취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9년 7월에 공모전에 응모할 기사 아이템으로 디지털 상에서 일어나는 성 착취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애초에 저희가 원하던 것은 ‘불법촬영물이 오가는 사이트들을 심층취재 해보자’ 정도였는데 취재 과정에서 발견하게 된 것이 바로 텔레그램 ‘n번방’이었어요. ‘n번방’의 존재를 알게 된 후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에게 협조 수사를 하는 과정을 취재기로 담게 됐습니다.

2.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언제부터였나요? 결정적인 건 지난 3월 <국민일보>에서 ‘n번방’ 추적기 4부작 연재였어요. ‘n번방’을 추적했을 당시 ‘추적단불꽃’의 시점으로 풀어낸 기사였는데, 그 기사가 나가고 파급력이 컸던 것 같아요. 그 후 거의 30곳 이상의 언론 인터뷰를 요청받았는데, 모두 응한 이유는 사람들마다 보는 매체가 다를테니 ‘최대한 많이, 어떤 곳이든 다 나가서, 국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3. �증거를 채집하는 과정에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매일 아침이 두려웠습니다. 가해자들의 활동이 특히 새벽에 많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텔레그램 방에 들어가면 수십 개의 대화방에 수 만개의 대화가 쌓여있었으니까요. 텔레그램의 특성상 자기들이 생각해도 이거는 범죄가 될 수 있다 싶은 것은 삭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대화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대화 내용을 화면 캡처하거나 화면 녹화를 하는 방식으로 채증을 해나갔어요. 주로 핸드폰으로 캡처를 하다 보니, 저는 제 핸드폰 갤러리를 밖에서는 잘 안 열게 되더라고요. 거의 모든 사진이 다 ‘n번방’ 캡쳐본이니까.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실시간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도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힘들었어요.

4. 그럼에도 계속해서 취재를 이어간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취재 과정이 너무 괴로웠지만 텔레그램 어플을 삭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될 순간이 올 것을 기다렸기 때문이에요. 실제로도 저희가 수집했던 자료들이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대화나 가해자의 정신 상태를 분석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5. 예비 언론인으로서, 인권 중심적 보도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소외됐던 사람들에 대해 더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보도가 인권 중심적인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외면해 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곧 언론의 역할이고요. 이번 ‘n번방’ 사건의 경우, 언론이 ‘피해자들이 어떻게 해서 피해자가 됐을까’에 거의 집중하지 않았어요. 가해자 중심의 스토리가 아닌, 피해자가 자신의 목소리로 사건을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언론은 다양한 사람들의 ‘스피커’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 사건을, 그저 ‘추적단불꽃’이라는 대학생 두 명이 발견한 사건이고, 20대 남자 가해자들이 가장 많았던 10대 20대 진영 안의 싸움으로 볼 게 아니라, 피해자들이 왜 피해를 당했고, 이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에서 앞으로 이 트라우마를 완화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봐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성으로서, 20대로서, 사람으로서 피해자들을 잊지 않는 것이겠죠.

안녕하세요.‘n번방’의 실태를 9개월간추적한 ‘추적단불꽃’입니다

2020 언론상 수상작 영상을 확인해보세요! FIND OUT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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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당시 조지 플로이드는 어떤 무장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경찰이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는 오늘도 살아있었을 것이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전에도 흑인 인종 차별 사건은 수없이 반복되어왔다. 6년 전 흑인 에릭 가너도 경찰이 목과 가슴을 짓눌러 사망했다. 또한 조깅을 하다 총에 맞아 살해 당한 흑인 남성 아흐머드 알베리, 자택에서 자다가 경찰의 총에 맞은 흑인 여성 브레오나 테일러, 모두 흑인을 향한 심각한 폭력과 차별을 보여주는 사건들이었다. 미국 경찰들은 그동안 수많은 인권 침해를 일으켜왔고 그중 상당 수가 소수 인종 및 소수 민족, 특히 흑인과 연관된 것이었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과 관련된 경찰관들은 현재 해고되었고 해당 경찰관은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지만 그의 가족과 지역사회는 정의 실현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고 전 세계의 수많은 시민들 역시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8년, 우리는 미국에서 경찰에게 목숨을 잃는 흑인 피해자 수가 과도하게 많은 것에 항의하는, 무릎 꿇기(Take a knee) 퍼포먼스를 한 콜린 캐퍼닉에게 양심대사상을 수여하면서 이 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캐퍼닉의 포즈는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상징이 되었지만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는 한 쪽 무릎을 꿇어야만 한다.

I can’t breathe숨을 쉴 수가 없어요- 조지 플로이드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

지난 5월 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다. 경찰관은 무릎으로 수갑을 찬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7분간 짓눌렀다. 경찰관이 무릎을 치웠을 때 이미 플로이드는 움직임이 없었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결국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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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FOCUS

더 이상의 죽음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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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감염병에 다 취약해요. 간염, 결핵 등… 이런 병은 근본적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위생 환경이 청결하지 않아서 걸리는 병이죠. 국제사회를 통해 북한으로 치료약이 종종 들어가고는 있지만 이러한 인도적 지원이 남북, 북미관계라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이뤄지다가 중단되다가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요.

북한의감염병 실태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와건강권에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FIND OUT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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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위협하는 가운데 북한은 ‘확진자가 0명’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북한의 발표를 접하고 신뢰할만한 정보인가 의문을 가지면서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보건의료 환경에 대한 궁금증을 보이고있다. 우리는 탈북 후 한국에 정착한 한의사 김지은 씨와 약사 이혜경 씨를 만나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를 들어보았다.

감염병에 대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북한 당국은 감염병 예방에 신경을 쓰고는 있어요. 그러나 현실은 제대로 된 치료조차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요. 북한 자체적으로는 치료약에 대한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크게 놀라거나 겁먹지는 않았을 거에요. 사실 주민들은 감염병에 대해 내성이 있어요. 실제 몸 안의 면역 체계를 갖췄다는 게 아니라 감염병이 돌아도 그런 상황 속에서 일상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요. 옆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냥 ‘죽는가 보다’하고 생각하죠. 슬프지만 현실이에요.

북한은 자존심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 달라고 요청하면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텐데 굳이 ‘우리는 괜찮아’, ‘우리는 우월해’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죠. 물론 북한은 2020년 1월부터 국경 차단과 주민 이동 통제를 실시했어요. 그렇다고 해도 북한의 주장처럼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보기엔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공개된 게 없으니 아무도 모르죠. 북한 사람들은 외부 사람과 연락할 경우 당국에 의해 감시/감청 당하거나 후에 검열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죠. 그래서 북한 쪽과 연락하는 외부 사람이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아무리 물어본다 한들 북한 사람들은 자신이 설령 알고 있는 정보가 있다 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해 쉽사리 언급하기 힘들 것이에요.

최근 북한에서도 기본적인 치료 정도는 이뤄지고 있어요. 한국이나 국제사회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아주 막막한 상황은 아닌 거죠. 나름의 보건의료 체계가 갖춰져 있고, 의료 교육의 질과 의료인들의 수준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요. 그러나 북한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자원과 의약품 생산에 들어가는 재료가 부족하다 보니 시설을 제때 굴릴 수 없다는 게 문제에요. 그래서 북한 보건의료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그 어떤 지원보다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해 주는 것이 북한의 의료환경 개선과 자력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에 대한북한 당국과 주민의 반응

‘코로나19 확진자 0명’ 발표의 의미

북한의 보건의료 환경 개선을 위해가장 빨리 해결되어야 할 것

PEOPLE

북한 사람들은 코로나19를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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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탄압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이 빛난 한 해였다.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하여 각국 정부의 인권 탄압이 격화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거리로 나선 용감한 시민들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은 신장 자치구에서 수백만 명의 위구르인들과 무슬림 소수민족을 여전히 탄압하고 강제 수감했고, 인도는 유일하게 무슬림이 다수인 카슈미르 지역의 특별 자치 지위를 박탈하고 소수민족을 ‘국가 안보’에 위협으로 치부하며 억압했다. 스리랑카에서는 부활절 폭탄 테러 이후 무슬림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촉발되는 등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소수민족이 최대 피해자가 되었다.

그러나 탄압 가운데서도 시민의 연대는 빛을 발했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지와 홍콩 경

찰의 폭력행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홍콩 시민들의 저항 끝에 철회되었다. 대만에서는 시민들의 지지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었으며, 브루나이에서는 간통죄와 남성 간 성행위를 투석형으로 처벌하는 법이 철회되었다. 스리랑카에서는 사형 집행 재개를 막아냈다. 정부는 국민을 억압했으나 그들의 목소리까지 묵살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낙태죄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역사적인 결정이 있었다. 더불어 LGBTI를 형사 처벌할 수 있는 유일한 조항인 군형법 제92조의6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예정되어 있고, 사형제도 역시 헌법재판소에서 존폐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인권 의제가 모두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만 달려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인권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가 보다 실질적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1월 30일2019 연례보고서 발표

전 세계 인권 현황을 담은 연례 인권보고서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이 포함된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정부에 의한 인권 탄압이 격화됐지만 이에 맞서 시민들의 저항도 함께 빛났음을 확인했다.

3월 13일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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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20일2020 온라인 정기총회 개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부 최초로 온라인으로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만큼 개최 기간을 3일로 늘렸다. 이번 총회에서는 전년도 사업 결과 보고와 2020년 사업 계획과 예산 의결, 한국지부를 대표하는 신임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선출이 있었다.

4월 21일2019 사형보고서 발표

2019년 전 세계 사형 현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 사형 집행 건수는 2018년 대비 약 5% 감소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사형 집행국 수가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북한, 이란 등 주로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는 사형 관련 정보에 접근을 제한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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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후행동 헌법소원 지지 표명정부의 무책임한 온실가스 정책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청소년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 당했음을 지적하는 청소년기후행동의 헌법소원 제기에 지지를 표명했다. 더불어 정부에게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방지를 위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제22회 언론상 2020년 언론상은 지난해에 비해 권력 기관으로 인한 인권 침해 사례나 고발 기사가 감소한 반면 노동, 난민, 여성인권, 성 평등 및 LGBTI, 청년, 실업 등 다양한 사회 이슈를 다룬 출품작이 증가한 경향이 있었다. 특별상은 일본군 성 노예제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故 김복동 할머니에게 수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상식을 온라인에서 수상작 영상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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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코로나19 대응 관련 공동 성명발표

국제앰네스티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인권을 보호하고 과도한 정부의 감시를 막기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할 엄격한 조건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액세스 나우(Access Now) 등 10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가 서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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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연례보고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계속된 탄압계속된 시민의 저항

JOURNEY FOR CHANGE

변화를 위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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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고통으로가득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들로도 가득합니다.”헬렌 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