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초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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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초점 l 1081 세계가 놀란 남북미 판문점 회동 남북미 정상회동의 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 재인 대통령의 사상 첫 판문점 회동이 6월 30일 이뤄졌다. 이 회동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안에 김 위원장이 호응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실무자들이 만 하루 만에 긴박하게 움직인 덕에 성사됐다. 전날 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 별대표가 판문점에서 북측과 극비 회동해 양국 정상의 만남을 조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오후 3시 45분에 이뤄진 북미 정상의 만남은 이로부터 약 32시간 전인 6월 29일 오전 7시 51분에 올라온 트럼프 대통 령의 트위터 글에서 시작됐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머물던 일본 오 사카에서 “그곳(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 면, 나는 DMZ(비무장지대)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김 위원 장과의 ‘DMZ 만남’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 부의 핵심 당국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내놓은 ‘깜짝’ 제안이었다. 한미정상회담 준비차 먼저 방한한 비건 대표도 트 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던진 ‘우호 적 메시지’일 뿐 실제 북미 정상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소수였다. 이런 분위기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6월 29일 오 후 1시 6분께 담화를 통해 “(만남과 관련한) 공식제기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만남이 성사될 경우 “양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 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바뀌었다. 미국은 유엔사-북한군 간의 직통전화로 ‘북미 정상의 DMZ 회동’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했고, 북측이 이에 즉각 호응하 면서 준비가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문 대통령과의 회담 뒤 회견에서 “(DMZ 회동 제안에) 김 위원장에게도 바로 반응이 왔다”고 말 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29일 밤 늦게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 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함께 헬기를 타고 판문점으로 가 서 북측 인사와 만나 경호와 동선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 졌다. 당시 비건 대표는 북측 인사에 ‘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을 제안하는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선희 제1부상이 언급한 ‘공식 제기’를 한 셈이다. 비건 대표와 만난 북측 인사는 외무성 소속 고위인사인 것 으로 알려졌지만,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선희 제1부상이 나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 만남에 문 대통령이 얼마나 함께할지는 끝까지 베일에 싸였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먼저 대화를 나눈 뒤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문 대통령이 합류해 3 자 회동이 성사됐다. 한국과 미국은 ‘북미 판문점 회동’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면 서 ‘세기의 이벤트’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를 쌓았고, 특 히 북미 정상 간 돈독한 친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만남으로 보 인다”고 말했다. 2019년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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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1: 2019년 초점 - cdnvod.yonhapnews.co.kr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20/E/0… · Hello)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2019년 초점 l 1081

세계가 놀란 남북미 판문점 회동

■ 남북미 정상회동의 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

재인 대통령의 사상 첫 판문점 회동이 6월 30일 이뤄졌다.

이 회동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안에 김 위원장이

호응하면서 북한과 미국의 실무자들이 만 하루 만에 긴박하게

움직인 덕에 성사됐다. 전날 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

별대표가 판문점에서 북측과 극비 회동해 양국 정상의 만남을

조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오후 3시 45분에 이뤄진 북미 정상의 만남은 이로부터

약 32시간 전인 6월 29일 오전 7시 51분에 올라온 트럼프 대통

령의 트위터 글에서 시작됐다.

그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머물던 일본 오

사카에서 “그곳(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

면, 나는 DMZ(비무장지대)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김 위원

장과의 ‘DMZ 만남’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

부의 핵심 당국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내놓은 ‘깜짝’

제안이었다. 한미정상회담 준비차 먼저 방한한 비건 대표도 트

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던진 ‘우호

적 메시지’일 뿐 실제 북미 정상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소수였다.

이런 분위기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6월 29일 오

후 1시 6분께 담화를 통해 “(만남과 관련한) 공식제기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만남이 성사될 경우 “양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

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하면서 바뀌었다.

미국은 유엔사-북한군 간의 직통전화로 ‘북미 정상의 DMZ

회동’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했고, 북측이 이에 즉각 호응하

면서 준비가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문 대통령과의 회담 뒤 회견에서

“(DMZ 회동 제안에) 김 위원장에게도 바로 반응이 왔다”고 말

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29일 밤 늦게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

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함께 헬기를 타고 판문점으로 가

서 북측 인사와 만나 경호와 동선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

졌다.

당시 비건 대표는 북측 인사에 ‘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을

제안하는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선희 제1부상이

언급한 ‘공식 제기’를 한 셈이다.

비건 대표와 만난 북측 인사는 외무성 소속 고위인사인 것

으로 알려졌지만,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선희 제1부상이

나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정상 만남에 문 대통령이 얼마나 함께할지는 끝까지

베일에 싸였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먼저 대화를

나눈 뒤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문 대통령이 합류해 3

자 회동이 성사됐다.

한국과 미국은 ‘북미 판문점 회동’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면

서 ‘세기의 이벤트’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를 쌓았고, 특

히 북미 정상 간 돈독한 친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만남으로 보

인다”고 말했다.

2019년 초점

Page 2: 2019년 초점 - cdnvod.yonhapnews.co.kr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20/E/0… · Hello)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1082 l 2019년 초점

■ 미국 대통령의 첫 군사분계선 월경과 사상 첫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역사상 초유의 남북미 3국 정상 간 회동이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6월 30일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

께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쪽으로 넘어가면서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남북미 회담까지는 이뤄지지 못했지만, 북미 정상이 회담을

위해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 집으로 오가는 길에 문재인 대

통령까지 합류하면서 정전선언 66년 만에 남북미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장면이 만들어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 직후 김 위원장과 만나기 위해 헬기에 올랐다. 판문점 인근

최전방 초소 오울렛을 거쳐 미군 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서

한미장병을 격려한 두 정상은 곧장 판문점으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 혼자 판문점 군사분계선에 서 있자 바로 김

위원장이 나타났고, 두 정상은 경계석을 사이에 두고 세 번째

만남을 완성했다.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은 것은 오후 3시 45분.

북미 정상은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각 방향으로 20걸

음을 걸은 뒤 잠시 포즈를 취했다가 다시 돌아와 환하게 웃으

며 기념촬영을 했다. 시간은 1분 정도였지만, 미국 대통령이 남

북 군사분계선을 넘어 역사적인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두 정상은 다시 분계선을 넘어왔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

통령을 향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다.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트

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용단”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고 이

렇게 만나 기쁘다”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뤄

냈다. 우리는 훌륭한 우정을 갖고 있고, 짧은 시간에 연락했는

데 만남이 성사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또 “우리는 굉장히 긍

정적인 일들을 이뤄냈다”며 “우리는 첫 회담 때부터 서로 호감

이 있었다. 그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 기자가 ‘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곧바로 백악관으로 초청하려고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런 장면을 자유의 집에서 지켜보던 문 대통령이 북미 정

상 곁으로 걸어와 김 위원장과 악수하면서 남북미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2018년 9·19 평양회담 이

후 9개월여 만이다.

세 정상은 인사와 가벼운 담소를 나눴고, 이어 문 대통령이

빠진 채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이 양자회담을 했다. 이날 만

남은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122일 만에 맞는 사실상의 3차 북

미정상회담이었다.

회담장에는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돼 1, 2차 회담

(싱가포르ㆍ하노이)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만나더라도 짧은

회동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북미 두 정상은 1시간가량(53

분) 회담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분단의 상징으로 나쁜 과거를 연

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

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저를 만나겠다

는)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고 하는데 정식으로 만

날 것이라는 걸 (어제)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게 됐다”며 “앞으

로 더 좋게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

는 만남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가 훌

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

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훌륭한 관계는 남들이

예상 못 하는 좋은 일을 계속 만들면서 난관과 장애를 극복하

는 신비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판문점 경계석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아주 특별한

순간이다. 문 대통령이 역사적 순간이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

다. 김 위원장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대통

령에 당선되기 전 상황을 보면 상황이 부정적이고 위험했다.

남북, 전 세계 모두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지

금껏 발전시킨 관계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께 이런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김 위원장과 함께 있는 시간을 저

는 기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어 비공개 회담을 이어간 북미 정상은 차기 비핵화 협상

재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자유의 집 내 별도 공간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이 북미정

상회담을 끝낸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과 합류했고, 세 사람

은 군사분계선까지 함께 걸어가 각각 포옹과 악수로 김 위원

장을 환송했다.

이때가 오후 4시 53분으로,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따지면 68분간 두 정상이 함께 있었던 셈이다.

이어 취재진 앞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

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하겠다”고 취재

진에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 하나를

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아주 과감하고 독

창적인 접근 방식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Page 3: 2019년 초점 - cdnvod.yonhapnews.co.krcdnvod.yonhapnews.co.kr/yonhapnewsvod/public/yearbook/2020/E/0… · Hello)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2019년 초점 l 1083

■ 북한, 북미대화 재개 합의 전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에서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를 재

개하기로 합의했다고 7월 1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6월 30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번 회동이 남측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

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며 “하루 남짓한 시간 동안 온 지

구촌의 눈과 귀가 또다시 조선반도(한반도)에 집중되고 판문점

에서의 조미(북미)수뇌상봉 소식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온 행

성을 뜨겁게 달구며 격정과 흥분으로 열광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미 정상 간 단독환담과 회담이 진행됐다며 “(북미 정

상이) 조선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며 조미 두 나라 사이의

불미스러운 관계를 끝장내고 극적으로 전환해 나가기 위한 방

도적인 문제들과 이를 해결함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는 서로의

우려 사항과 관심사적인 문제들에 대해 설명하고 전적인 이해

와 공감을 표시하셨다”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도 긴밀히 연계해 나가며 조선반도 비핵화와

조미관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기 위한 생산적인 대

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하셨다”며 두 정

상이 회담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보도에서 교착 국면에서 성사된 북미 간 만남 자체

에 의미를 부여했다.

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MDL)에서 마주한 순간에 대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조미 두 나라 최고수뇌분들

께서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서로 손을 마주잡고 역사

적인 악수를 하는 놀라운 현실이 펼쳐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잠시 월경한 것과

관련해서는 “미국 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영토를 밟는 역사적인 순간이 기록됐다”고 강조했다.

또 “적대와 대결의 산물인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에서 북

남조선과 미국의 최고수뇌들이 분단의 선을 자유롭게 넘나들

고 만나는 역사적인 장면은 전 세계를 커다란 충격에 휩싸이

게 했으며 오랜 세월 불신과 오해, 갈등과 반목의 역사를 간직

한 판문점에서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음을 보여

주었다”고 부각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친분관계가

있었기에 단 하루 만에 오늘과 같은 극적인 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했다며 “앞으로도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훌륭한

관계는 남들이 예상 못하는 좋은 결과들을 계속 만들어낼 것

이며 부닥치는 난관과 장애들을 극복하는 신비스러운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전날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VIP실에서 진행된 환

담에 앞서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자유의 집 앞에서 맞

이한 사실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

를 나누셨다”고 언급했다.

판문점 회동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판문점

분리선까지 나와 따뜻이 배웅해드렸다”고 소개했다.

보폭 넓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잇단 정상회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9년 ‘최고 업적’으로 외교

부문을 꼽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월 10일 ‘우리 당의 2019년 혁

명실록은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 제목의 논설에서 “(올

해) 적대 세력들은 주체조선의 강위력한 보검을 찬탈하고 우리

를 저들의 지배권 안에 넣으려고 악랄하게 책동했다”며 김 위

원장의 활동은 이에 맞서 “투철한 자주정신으로 일관됐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논설은 “두 차례의 역사적인 조미(북미)수뇌상봉과 회

담은 자주의 원칙에서 단 한걸음의 양보나 후퇴도 모르는 우

리 당의 혁명적 입장을 뚜렷이 보여준 계기가 됐다”고 강조

했다.

그러면서 “그 길에는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이어

가신 이역만리의 열차 강행군도 있었다”고 언급해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김 위원장이 장장 60시간 동안 열차

를 타고 하노이를 찾은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 “국제무대에서의 2019년은 힘이 없는 나라, 주견이 없

는 국가는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당해도 숙명처럼 감수하고 치

욕의 역사를 수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역설, 앞

으로도 체제 수호를 위해 자주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정책노선

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1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찾

아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6월에는 시 주석이

집권 이후 처음 북한을 방문해 환대를 받고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관계가 긴밀함을 과시했다.

4월에는 김 위원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해 블

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중국뿐 아니라 러

시아까지 후원국으로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찾은 베트남에서도 정상

회담을 하고 베트남의 체제 전환 이후 소원해진 양국관계의

복원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2019년 김 위원장은 외교에 직접 나섬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북한의 외교 지평을 넓히려고 동분서주

한 한 해로 평가할 만하다.

■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결렬(2.27∼28)

▲ 경과

북미 양측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

회담 이후 두 번째 만남을 성사시키려고 2019년 초부터 물밑

협상을 벌인 끝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했다.

• 2019년 1월 1일 =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에서 “미국 대통령

과 언제든 또다시 마주앉을 용의” 언급.

• 2019년 1월 2일 =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에게서 친서 받

아” 화답.